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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가티켓 상임위원들에게 전달
국회 상임위원들 ‘뇌물이다’며 거절
이석채의 ‘클린 KT 프로젝트’ 삐걱
 
남중수 전 사장과 조영주 전 KTF 사장의 ‘납품 뒷돈’ 사건 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KT.
 
이를 만회하려는 듯 지난 1월 KT 사장으로 취임하고 3월 정관을 바꿔 회장으로 격상한 이석채 회장은 연일 '올 뉴 KT(All New KT)', ‘클린 KT 프로젝트(Clean KT Project)’ 등 윤리경영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윤리경영에는 아직 2% 부족한 모습이다.

최근 단독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KT는 KTF와 합병이 결정된 지난 5월 국회 해당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 28명 전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의원 등 총 40여명에게 공연 오페라‘토스카’ VIP 입장권 2매(62만원 상당)를 이 회장 명의로 제공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고가의 공연 티켓은 일종의 뇌물”이라며 티켓을 반려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아직 KT가 정신을 덜 차렸다”며 “아무리 공연티켓이지만 KTF와 합병 등으로 민감한 이때에 해당 상임위 의원들에게 고가의 티켓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KT의 기업윤리에 대해 지적했다.
 


윤리경영 한다던 KT, 고가 공연티켓 국회의원에 전달

지난 1월 취임한 이석채 회장은 지난해 남중수 전 KT사장과 조영주 전 KTF사장이 납품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KT에 투명경영을 국민들에게 약속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과거의 습관과 체질을 탈피하고, 완전히 새로운 KT로 거듭나겠다며 '올 뉴 KT'를 발표했으며, 바로 4월에는 내부 혁신의 일환으로 생활 속에서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클린 KT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정성복 윤리경영실장(부사장)을 외부영입하며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임원 6명을 형사고발하고 19명을 징계 위원회에 회부했다. 사정의 무풍지대였던 KT가 내부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KT는 그 동안 '안에서 곪아터진 조직' 이라는 오명을 벗고 '깨끗한 기업' 이라는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됐다.

하지만 이도 잠시. 불과 1달을 만인 지난 5월 19~20일 양일간에 걸쳐 KT는 이 회장 명의로 1매당 31만원의 오페라 공연티켓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 28명 전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의원 등 총 40여명에게 2매씩을 돌려, 일부 의원들의 원성을 사는 등 망신을 당했다.  

이에 대해 티켓을 받은 의원 중 일부 의원들은 KT가 보내준 공연티켓이 △주체측에서 발송하는 티켓이 아니라는 점 △공식적인 시연회나 리셉션이 아닌 점 △상임위 해당 업체에서 발송한 티켓 △사장 명의로 발송된 티켓 △고가의 공연티켓 등의 사유를 들어 “‘뇌물’성격이 있다고 판단하고 반송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공연티켓은 회사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인 ‘메세나(Mecenat)’ 활동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라며 “후원하고 있는 공연 티켓을 구매해 일부 의원들에게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티켓을 제공받은 일부 의원들은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내며, 시기적으로 고가의 티켓을 준 것은 ‘뇌물’의 소지가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문광위 소속의 한 의원은 “KT와 KTF의 합병으로 KT와 반KT 진영간에 비방과 폭로전 등 진흙탕 싸움이 한바탕 일어난 이후에 고가 티켓을 상임위 의원에게 보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다”며 “받자마자 티켓을 찢어 버렸다”고 말했다.

티켓 전달 시점 애매, 대가성 있나

이처럼 의원들이 KT가 보내준 공연티켓을 ‘뇌물’로 판단하고 반송한 데에는 시기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가 존재한다. 그동안 정치권과 통신업계에서는 KT가 KTF의 합병 승인 관철을 위해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한 로비설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져왔다.

로비설의 골자는 KT가 정부 여당을 상대로 통신시장의 발전을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며 로비를 펼쳤다는 것.

특히 이 회장이 정통부 장관 출신이란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통신정책 변화와 글로벌 통신기업 육성 필요성을 여권을 상대로 집요한 공식 취임 이전부터 교감을 하는 등 로비전을 펼쳤다는 의혹이 경쟁사를 중심으로 끊이지 않았다.

또한 이 회장이 취임한 지난 1월 14일 이후 6일 만에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선언하고 불과 4개월 만에 KTF와의 합병을 이뤄낸 데에는 “정관계와의 연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관련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KT의 고가티켓 제공은 오는 9월 있을 국감에 있어 KT가 조금이라도 국회의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전 포석 일 것”이라며 “사실 KT는 KTF를 합병하면서 그동안 제기돼 온 로비설을 비롯해 이 회장의 대통령 코드 인사 논란 등 국감에서 주요 타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회장은 KT 수장으로의 추대 과정에서 정관변경이라는 수를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 코드 인사라는 비난의 여지를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행 KT정관 25조에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및 공정거래법상 동일한 기업 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임직원 또는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이었던 자’의 규정에 손을 쓴 것.

이와 같은 각종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KT가 해당 상임위 의원 28명 모두에게 고가의 공연티켓을 제공한 것은 일종의 ‘뇌물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소견이다.
 


KT 메세나 활동은 ‘야누스의 두 얼굴’

이 외에도 이번 KT의 고가 티켓 논란은 그동안 KT가 추진해 온 메세나 활동에 대한 시민과 국회의원 간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KT의 주장처럼 이번 상임위 의원들에게 제공한 고가 공연티켓이 ‘메세나 활동’의 일환이라면 그동안 시민들에게는 1000원짜리 공연을 제공해 오고 국회의원들에게는 31만원짜리 공연을 관람토록 한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KT는 지난 2007년 서울 KT광화문사옥에 개관한 KT아트홀에서 올해 5월까지 670여 회의 재즈공연을 개최해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층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관람료 또한 1인당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책정해 누구나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와 많은 이들로부터 귀감을 사왔고 KT의 이미지 제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일반 시민들에게는 1인당 1000원,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층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해온 KT가 의원들에게는 61만원 상당의 공연티켓을 제공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허울뿐인 윤리경영에 그치나

이번 티켓 제공 사건을 비춰 봤을 경우 KT의 ‘윤리 경영’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KT가 윤리경영을 외치지 않았던 때는 없었다. 2005년도 ‘갑을문화 개선운동’이나 2008년 ‘내부 고발제’ 등은 지금의 ‘클린 KT 프로젝트’와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신고자에게 최대 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제도는 현재까지 단 한건도 적용된 적이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지금의 윤리경영실 역시 이전의 감사실을 이름만 바꾼 것으로 의미를 절하하는 시각도 있다.
 
감사실을 운영하던 지난해 3월, KT는 한국윤리경영학회에서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윤리 경영을 실천했다는 이유로 2008년 기업윤리대상 대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KT가 25명의 임직원을 적발한 이후 더 이상 외부에 추가 적발사항을 알리지 않는 것도 ‘클린 KT’라는 추상같은 기치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KTF와의 합병으로 자산 19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합병을 이뤄낸 KT. 그동안 수많은 비리와 부패의 온상으로 주목돼 온 KT가 이제는 진정한 ‘윤리 경영’을 펼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政歌

지난 대선을 앞두고 올렸던 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다시 한번 글을 올립니다. 정치인의 진정성은 그들의 정치역정을 돌아보면 잘 나타납니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BBK와 관련된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돼 연일 ‘정치인의 도덕성’ 공방이 오가고 있다.


일명 ‘BBK 사건’으로 불리며 언론의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런 기사를 접하다 보니 문뜩 ‘정치인에게 필요한 도덕성은 과연 무엇일까’란 생각이 든다.


필자는 정치인의 평전을 자주 읽는다. 읽다보면 정치인들이 한 일이란 어쩌면 그렇게 훌륭한 일들뿐인지 놀라울 때가 많다. 이들은 이미 어려서부터 온갖 선행은 다 해왔다.


한마디로 정치인들의 평전 속에 나타난 삶을 분석해보면 온갖 선행을 해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운 일이 없는 사람들뿐이다.


필자 생각에 인간이란 얼마든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예컨대 젊어서는 ‘노름’에 미쳐 방황할 수도 있다. 알콜에 중독된 젊은 날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평전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들의 평전이 이렇다보니 “사기꾼에 사기를 당했으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몰아붙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평전처럼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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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 이승훈 선생을 예로 들어보자. 이승훈 선생은 존경할 교육자이자 민족지사였다. 하지만 그는 젊었을 때 장사꾼으로 매점매석을 했다. 이뿐 아니라 노름도 하고 술도 마시고 사기도 당하고 했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실수도 하고 정도에서 일탈도 했다.


이승훈 선생의 이런 젊은 날 때문에, 교육자이자 민족지사로서 그가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기까지 한다.


물론 오늘날 정치인들의 논리로 본다면 그는 존경받을 수 없는 일이다. “무슨 노름꾼이 민족지사냐”고 비아냥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식의 ‘도덕성 요구’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도덕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정치를 시작한 이래 ‘대국민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느냐는 것을 척도로 보면 될 듯싶다.


‘필자에게 가장 약속을 잘 지킨 정치인이 누구냐’고 묻는 다면 선뜻 생각이 나는 사람이 ‘노무현’이다.


그는 비록 지금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 국정파탄의 책임을 떠안고 있지만 그의 정치역정을 되돌아보면 약속을 아주 잘 지킨 정치인이다.


노무현은 정치를 하는 동안 줄 곧 ‘지역주의 극복’이 자신의 정치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리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뛰어온 듯싶다. 물론 그와 함께해온 정치인들은 그렇지 않았지만….


노무현은 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YS의 정치적 아성이라 할 수 있는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을 들고 부산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노 후보가 ‘민주당 깃발’을 들고 선전하자 YS나 당시 집권당이던 민자당도 긴장할 정도였다. 노 후보의 선전은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물론 선거 중반 DJ가 ‘지역등권론’을 들고 나오며 선거를 지역주의로 몰아가자 부산은 ‘반 DJ' 정서로 바뀌기 시작했고 전세도 노 후보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노 후보는 당시 ‘DJ 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판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 이었다.


노 후보는 당시 패인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 적이 있다.


“지역대결 구도가 판치는 정치현실 속에서 이번 선거에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지역대결구도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부산시민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를 지원했고, 민자당도 긴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DJ의 ‘지역등권론’이 나오면서 지역주의를 뛰어넘고자 하는 나의 바람은 한순간의 물거품으로 끝났다.”


이후 노무현은 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를 통해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국회에 입성했지만 16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 북·강서을로 선거구를 옮겼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또 한 번의 시도였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2002년 대선을 통해 대권을 잡은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을 둘로 쪼갰다.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당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명분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열린우리당 창당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뛰어왔던 정치인 ‘노무현’이 당연히 해야 할 과제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열린우리당이 없어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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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반대로 약속을 밥 먹듯 어긴 정치인이 누구냐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김대중’이라고 답할 것이다.


김대중은 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되면 불출마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출마를 감행했다. 이뿐 아니라 야권을 분열시킨 책임도 그에게 있다. 그는 통일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YS에게 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당을 깨고 평화민주당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되도 않는 지역논리(4자 필승론)로 대선에 출마했다.


이뿐인가 그는 92년 YS에게 패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홀연히 ‘지역등권론’으로 무장한 채 다시 정치판에 나섰다.


그리고는 다시 정치 재개를 위해 통합 민주당을 둘로 쪼개 국민회의를 만들었다.


97년 대선을 앞두고는 DJP 연대를 성사시키며 국민 앞에 ‘내각 책임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DJ의 정치행보를 돌아보며 도덕성을 묻는 다면 최하위 점수일 듯하다.


정치인들의 도덕성 검증은 정치를 시작한 후 대국민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느냐다.


위에서 언급한 논리로 이번 대선을 바라 본다면 대선후보들 중 최하점을 받아야 할 정치인이 누구일까.


정계은퇴와 경선불복을 당연시하며 뻔뻔스럽게 대선출마를 한 후보가 아닐까.


필자는 대선후보들에게 한 일화를 소개하고 싶다.


DJ의 오른팔로 잘 알려진 김상현 전 의원은 87년 당시 DJ가 야권을 분열해 평민당을 만들자 따라가지 않았다.


당시 필자가 ‘왜 함께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상현은 “야권이 분열돼 군정종식이 사라질 판인데 어떻게 인연만으로 따라갈 수 있냐”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김상현은 “정치인은 국민을 의식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전이 가까워 올수록 그의 말이 더욱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Posted by 政歌
지난 4월 29일 발행 시사오늘 <노무현을 위한 변명>에서 ‘노무현을 대변할 사람은 없는가’ 라는 글을 올렸다.

『불법과 비리의 실체도 밝혀지기 전에 한 정치인이, 그것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의 실황중계와 언론과 여론의 도마 위에서 몰락했다. 노무현의 범법사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다. 그런데 재판도 하기 전에 검찰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믿고, 진실을 파헤쳐보기도 전에 단안을 내리고 한쪽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의 입장을 대변하고 항변해줄 사람은 없다. 노무현을 위한 변명은 없는가? 왜 최소한의 방어권도 주지 않는가? 그것은 부정과 불법 등 비리를 방어하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흘러가는 일련의 사건들 중에 절차상 잘못되었거나, 잘못 흘러가는 것이 있다면 시시비비를 지적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과 이성보다, 감정과 정서가 우선시되고, 여론재판으로, 노무현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도덕적 명분’을 상실한 상태에서 법리논쟁과 자기방어는 아무런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성이 지배하고, 법과 원칙이 살아숨쉬는 나라가 발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합리성이 나라를 지배할 때, 이성이 살아숨쉴 때 나라가 발전한다. 5년의 과거를 한 순간에 다 묻어버리겠다는 말인지 묻고싶다.

노무현을 대변할 사람은 없는가. 그는 한때, 5년간 이 나라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이다. 노빠는 어디에 갔는가? 왜 그들이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좋아했으며, 어느 부분 때문에 그 사람에 매료되었으며, 노무현의 공(功)은 무엇이며, 노무현의 허물은, 잘못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우리의 역사는 발전한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는 전직 대통령이 없다. 수인(囚人)만 있다. 역사적으로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이 영어(囹圄)의 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데, 어떻게 존경의 문화가 만들어지겠는가. 국가의 어른이어야 할 전직 대통령이 개인적인 불법과 비리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데, 어떻게 평화로운 정권교체와 깨끗한 정치문화가 만들어지겠는 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우려했던 수인(囚人)은커녕 자살한 전직 대통령을 우리 역사에 남기는 한 순간을 지금 목도하고 있다.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다.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면서, 지금의 상황이 오게 된 데 대해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나는 지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弔問)에 이상(異常) 열기를 느낀다. 생전(生前)에 적대적이었던, 흔히들 차별화를 시도했던 자들이 「죽은 자(者)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그래서 혹자는「산 노무현」보다「죽은 노무현」이 더 무섭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에 침묵하던 여·야 정치인이 안절부절한다. 여·야 의원들이 앞 다투어 분향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지 않으면 마치 야단이나 생기는 것처럼, 여·야 정치인이 앞 다투어 찾는다. 노무현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정동영 의원이 상가(喪家)를 찾고, 퇴짜를 맞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대표도 문상(問喪)은커녕 성난 노무현 지지자들의 제지에 막혀 발걸음을 돌린다. 동방예의지국의 도(道)는 사라지고, 문상(問喪)온 분을 매몰차게 쫒아낸다. 죽음 앞에 원수도 없다. 더욱이 여·야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감정에 치우쳐 광분한다.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자기가 정한 기준에 두고 무조건 싫어한다. 이상하다. 아무리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그들의 잘못인가? 이상하게 바라보는 내가 잘못인가 헷갈린다.

민주당은 기회를 틈타,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승계세력인 양 떠든다. 그동안 노무현과 차별화 시도에 대한 자성(自省)도 없이. 지난 5년간의 활개를 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사라졌던 친노세력이 전부 나선다.

지난 총선 패배와 박연차 사건 검찰수사를 거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던 민주당이 23일 서거소식을 듣자 마자 전국 시·도 당사에 분향소를 차려 이번 상(喪)은 민주당이 주도해 치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모습에서 때로는 상주(常主)가 되고, 때로는 문상(問喪)을 가는 이중성이 나타난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봉하마을에서는 상주가 되고, 서울에서 문상을 가는 아이러니가 연출된다. 정치적인 셈법이 뛰어난 우리 정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아픔은 뒤로 하고, 정치적 호기와 실속을 차릴 수 있다면 염치도 없이 물불을 안 가린다. 이성도 없다. 실속만 챙기면 된다. 빈대도 낯짝이 있다는데...

한나라당 또한 마찬가지이다. 노무현 자살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에서 불통이 뛸까봐 전전긍긍한다. 이성을 잃은 듯 모든 것을 제쳐두고 노무현 지지세력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

법률 전문가인 안상수 원내 대표는 한나라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있는 형 건평씨의 구속집행 정기기간을 연장해 주자는 의견을 내는 가 하면, 이광재 민주당 의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 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구속 수감중인 자들에게 영결식 참석을 위한 구속집행 정지를 해주어 인도적인 예를 갖추도록 하자고 야단이다.
 
이들 또한 법원에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한다. 명문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원이 초법적으로 이들의 의견을 들어준다.
이런 개판의 나라가 어디에 있는 가? 범법사실로 수감중인 자들이 직계가족도 아닌데도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구속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준다. 힘없는, 빽 없는 우리 서민들은 일가 가족들이 죽음을 당해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던 구속집행 정지가 이렇게 쉽게 받아준다. 범법자는 똑같다. 우리 일반인인 소시민이 이와 같은 상사(喪事)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법과 원칙 보다는 감정과 비이성적인 것이 이 세상을 지배한다. 이래도 우리나라가 법치주의국가라고 떠든다. 사전의 의미가 궁금해 찾아본다. 대답이 없다. 여하튼 개판이다. 기본적인 법질서 까지 파괴하면서 까지 정치적으로 해결하고자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법의 온정주의에서 벗어나야 나라가 발전한다.

눈물이 많은 민족, 한(恨)이 많은 민족. 그래서 이성보다 감성이 더 지배하는 나라.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법과 원칙과 합리성 보다는 정치적 타결이라는 미명 아래 그럴듯하게 포장해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며, 또한 한국인 특유의 정서에 기대어 집단사고가 팽배한 경우가 허다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우리사회에 주는 충격이 무언가. 광분에 가까운 추모 열기, 비이성적인 법 집행, 「산 노무현」보다「죽은 노무현」이 더 무서워 고개 숙이는 여·야 정치인, 추모(追慕) 보다는 자기 보신(保身) 차원에서 분향소를 찾는다.

필자가 ‘노무현을 대변할 사람은 없는가’ 라는 글을 올렸을 때 대답 없던 이들이 지금 영정 앞에 상주 노릇을 하고 있다. 지금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때는 다 어디에 갔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불러가 조사를 받고, 구구한 변명과 사과로 고개를 숙이던 그때 봉하마을에서 전국 각지의 분향소에서 상주노릇을 하고 있는 자들이 과연 어디에 있었던가?

노무현과 차별화만이 살 길이라고, 불똥이 자기에 뛸까봐 노심초사하던 이들이, 이제는 마치 언제 그랬던 가 하면서 언론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역겹기 짝이 없다. 그래도 욕하는 사람이 없다. 노무현의 비리를 발견해 마치 신기루를 찾은 듯 광분하듯 보도하던 언론 또한 마찬가지이다. 언론의 상반된 태도, 180도 다른 모습에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냉철한 현실인식이 필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의 동기는 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자신과 주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압박과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모멸감과 중압감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천하에 혼자 뿐인 것을 느꼈을 그 적막감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필자가 노무현 지지세력, ‘노빠는 다 어디에 갔는가’ 라고 물었을 때와 다를 바 없다.

지금 이 순간은 우리 모두가 차분해질 때라고 말하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치 않는 삶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가 바라는 것은 그 자신으로 인해 이 사회가 혼란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그것을 빌미로 정치적 투쟁 등 사회 불안이 있어서는 안된다. 49제를 빌미로 거리 투쟁을 하는 불순세력이 나오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차분해지자. 그것을 기대하고 싶다.


Posted by 政歌

盧, 일편단심 지역주의 해소 노력
 
끝없이 추락하는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 측 내부의 불투명한 돈 거래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다. 언론은 ‘도덕성’을 외치던 정권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연일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다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치인 노무현이 걸어왔던 ‘정치행보’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닐까?

▲     노무현 전 대통령 캐리커쳐 © 시사오늘
민주당 정권은 10년이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치기간이다.
이들은 모두 호남의 전폭적 지지 속에서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호남은 지난 97년과 2002년 대선 때, 두 후보에게 90%가 넘는 지지를 보내며 DJ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말하는 이른바 ‘호남정권’인 것이다. 하지만 두 대통령이 바라보는 ‘지역주의’에 대한 정치철학은 확연하게 달랐다.

지난 92년 대선에서 YS에게 패한 대권 3수생 DJ는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영국으로 외유를 떠났다.

그 후 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DJ는 ‘지역등권론’으로 무장한 채 당당히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민주당’ 지원유세에 나섰다.

“나의 지역등권론은 모든 지역이 잘 살자는 뜻이다. 한 줌도 안 되는 특권층이 모든 권세를 독점하는 지역패권주의를 깨야 한다.”

민주당은 지역등권론을 앞세워 DJ 정계은퇴 이후 갈 곳을 정하지 못하던 호남표를 훑기 시작했다.

이는 92년 대선 이후 치유될 것 같아 보였던 ‘지역주의’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YS의 정치적 아성이라 할 수 있는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을 들고 부산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노 후보가 ‘민주당 깃발’을 들고 선전하자 YS나 당시 집권당이던 민자당도 긴장할 정도였다. 노 후보의 선전은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DJ의 지역주에 맞서 ‘DJ 퇴진 요구’한 노무현

하지만 DJ가 ‘지역등권론’을 들고 나오며, 지원유세에 나서자 부산은 ‘반 DJ’ 정서로 바뀌기 시작했다. 전세도 노 후보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노 후보는 당시 ‘DJ 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판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 이었다.
노 후보는 당시 패인에 대해 이렇게 회고한 적이 있다.

“지역대결 구도가 판치는 정치현실 속에서 이번 선거에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지역대결구도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부산시민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를 지원했고, 민자당도 긴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DJ의 ‘지역등권론’이 나오면서 지역주의를 뛰어넘고자 하는 나의 바람은 한순간의 물거품으로 끝났다. 나는 DJ를 용납할 수 없었다. 지역등권론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역사적 행위였다. 국민 대중을 ‘졸’로 보고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등권론, 정치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지긋지긋한 지역대결구도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바로 지역등권론이다.”

지역등권론으로 서울과 호남을 석권한 DJ는 신당창당을 서둘렀다. 국민회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언론과 정계는 ‘명분 없는 신당’, ‘대권만을 생각해 만든 DJ의 사당’이라며 비난했지만 신당을 막을 수는 없었다.

통합 야당이었던 민주당 내 의원들 중 대부분은 국민회의(신당)로 배를 갈아탔다. 다음 선거에서 ‘당선’만을 생각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노무현’은 “DJ의 신당은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당 잔류를 선언했다.

국민회의는 이후 96년 총선에서 호남의 전폭적 지지 속에 제1야당으로 거듭 났다. 노무현은 낙선했고,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할 정도로 초라해졌다.

이후 97년 대선에서 DJ는 호남의 ‘끝없는 사랑’ 속에서 마침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 자리에 오른 DJ는 국민회의 ‘당명’을 다시 ‘민주당’으로 고치고, 16대 총선을 치렀다. 하지만 DJ와 민주당은 ‘지역주의’의 부메랑을 맞아 제1당이 되지 못했다. 집권당이 제1당이 되지 못한 첫 사례였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자기가 만든 지역주의 철창 속에 자기가 갇힌 꼴”이라고 비아냥댔다.
반면, ‘노무현’은 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를 통해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국회에 입성했지만 16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 북·강서을로 선거구를 옮겼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또 한 번의 시도였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노무현’은 이와 관련해 “정치는 지금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고 ‘지역주의’ 정치로 인해 사람들은 극도의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나 혼자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국민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부산출마를 결정했다”고 소회한 적이 있다.

지역주의 타파위해 민주당 쪼개는 결단

결국 이런 노력 때문인지, 호남은 ‘지역주의’ 타파로 상징되는 정치인 ‘노무현’을 민주당 대권후보로 만들었다. 호남민심의 힘으로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된 노무현은 제일 먼저 YS를 찾았다.

호남당이라고 불리는 민주당의 대권후보가 된 그가 YS를 찾은 것은 영남표를 얻기 위한 ‘제스처’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

‘노무현’은 이런 정치행보로 말미암아 한 때 민주당 대권후보 자리를 내줘할 정도로 궁지에 내 몰리기 했으나, 그는 당당히 “지역주의 극복이 한국정치의 최우선 과제”라며 자신의 행동이 떳떳했음을 말하곤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물론 노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것은 호남민심이었다.

‘호남이 노무현을 당선시켰다’는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말이 아니었다. 2002년 대선 결과를 보면, 노 후보는 광주에서95%, 전남과 전북에서 9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DJ에 끝없는 사랑을 보여 왔던 호남민심, 그 호남민심은 2002년 대선에서 DJ 지지 때와 마찬가지로 노무현을 지지했다. 호남민심의 전폭적 지지 속에 대권을 잡은 노무현 대통령이 첫 번째 감행한 일은 DJ가 만든 민주당을 둘로 쪼갠 것이다.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당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명분이었다.

사실 열린우리당 탄생은 95년 DJ가 자신의 대권을 위해 통합 야당인 민주당을 쪼개 ‘국민회의’를 만들었던 것을, 원래대로 복원해 놓은 것 일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은 어쩌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뛰어왔던 정치인 ‘노무현’이 당연히 해야 할 하나의 과제였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시계바늘은 지금 2009년 5월을 가리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수사를 받았다. 그리고 사실상 파탄선고를 받았다.

그의 비리가 있고 없음을 떠나,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뛰어왔던 정치행보에 대해서만큼은 ‘박수’를 쳐주는 것은 지나친 희망사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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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KT&G ‘에쎄 순’ 허위 과장광고로 고발
  KT&G, 공정위 처벌 ‘의례적 행정조치’로 무시해
                                                      

KT&G(주식회사 케이티앤지)가 지난 3월 12일 담배 ‘에쎄(ESSE)’ 순(純)에 관해 허위 과장 광고 혐의로 KT&G 법인과 브랜드실 부장을 담배사업법 위반 및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KT&G는 현재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담배 사업 외에도 홍삼,바이오 및 제약,부동산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KT&G는 담배, 홍삼 등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KT&G가 생산하는 담배 '에쎄'는 하루 평균 320만 갑이 팔리고 있으며 국내 담배 시장의 24.4%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중동 유럽 등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면서 KT&G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대나무 활성 숯을 활용한 이중필터가 들어간 에쎄 순은 출시 8일 만에 1000만 갑이 판매돼 KT&G 판매 역사상 최단기 최다 판매 기록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애연가의 사랑을 받아온 에쎄 담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과장광고로 고발됨으로써 ‘바른 기업’을 자처해 온 KT&G의 명예가 실추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KT&G 상대로 에쎄순 허위?과장 광고 문제 제기해
대전고법, KT&G에 담배사업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소제기 결정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이하 금연협의회)는 2006년 6월 21일 ‘에쎄 순’ 담배의 허위·과장광고로 소비자를 오도한 KT&G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부당한 표시 광고’ 신고를, 검찰에는 ‘표시 및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위반’ 및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금연협의회에 따르면 “KT&G는 지난 2006년 4월 12일 ‘에쎄 순’을 생산·판매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순 담배가 순수한 웰빙 및 자연, 원적외선 방출 담배라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선전으로 담배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며 “대기업으로서 이러한 속임수를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에쎄 순(純)’ 담배의 광고는 ▲에쎄 순(純) 담배는 건강 기능적 가치를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담배이다 ▲참 숯보다 최대 10배의 흡착력을 가진 대나무 활성 숯을 필터에 사용했다 ▲흡연자의 웰빙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포장지와 내부 은박지에 황토를 도포하여 소비자가 직접 원적외선 효과를 느낄 수 있게 제작됐다 ▲우리 자연의 담배라는 내용 등이다. 


  공정위는 같은 해 9월 14일, “KT&G의 ‘에쎄 순’ 담배의 표시?광고에 대하여, 표시 및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또한 검찰도 같은 해 11월 17일 금연협회의 고소건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함으로써 동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주)다민L&T가 2007년 9월 11일, KT&G를 담배사업법, 표시광고법, 특허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소하고, 이에 대전지검은 같은 해 11월 26일, 특허법 위반에 대해서는 ‘시한부 기소중지’ 결정을 내리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주)다민L&T는 2008년 2월 20일, 이 불기소처분이 부당하다고 하여 대전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고, 대전고법은 2009년 2월 13일, 사기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의 종전 무혐의 처분은 인정하고, 담배사업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서는 공소제기 결정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KT&G ‘ESSE 순’의 담배의 품명, 종류 및 특징을 알리는 정도를 넘어서고, 비흡연자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흡연을 권장하며 흡연 경고문구의 내용 및 취지에 반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였다고 결정문을 내렸다.


대나무 활성숯과 황토의 효능, 연구논문으로 발표된 일반 연구자료 인용
실제 유통되고 있는 담배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KT&G는 담배제품인 “에쎄 순(純)”을 생산?판매하면서, “에쎄 순” 담뱃갑 중 백판지에 “대나무 활성 숯과 황토로 만든 우리 자연의 1㎎입니다”라고 표시하였고, 주간지 S지(2006. 4. 18.자 발행)에 “에쎄 순” 담배에 관하여 “대나무 숯 필터가 걸러내는 깨끗함과 황토종이가 감싸주는 원적외선의 조화 1㎎ 우리 자연의 힘!”이라고 광고하였다.

아울러 언론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하여 “담배를 싸고 있는 포갑지와 은박지에 황토를 발라 냄새 제거 및 해독작용은 물론 원적외선 방출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담배 맛을 부드럽고 순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 “황토는 벌집모양의 복층구조를 통해 원적외선 방사량이 탁월해 심신 안정, 신체에너지 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으며 전자파 차단, 냄새제거, 해독 등의 효과가 있다”, “대나무 숯의 표면적은 일반 참숯에 비해 2~4배 넓기 때문에 매우 많은 기공을 가지고 있어 연기 중 유해물질 여과와 흡착능력이 일반 참숯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높다” 및 “웰빙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에 덜 해로운 제품’의 개념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광고하였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KT&G 주장과 달리 허위·과장광고라고 의결했다.


KT&G는 ‘에쎄 순 담배의 박엽지와 백판지에만 황토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백판지 및 주간지 광고에 황토가 이 사건 담배의 담배필터나 궐연지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표시 또는 광고’행위를 하고, ‘대나무 활성숯과 황토의 효능이 연구논문으로 발표된 일반 연구자료를 인용한 것이거나 실제 유통되고 있는 담배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하여 이 사건 담배에 해독작용, 냄새제거효과 및 전자파 차단 등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행위를 함으로써,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행위를 하였다’고 의결하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금지)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허위· 과장의 표시· 광고를 하여서는 안된다’

‘표시?광고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당해 표시?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 긍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03.6.27 선고 2002두 6965판결 참조)’

KT&G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담배를 생산 제조?판매하는 회사로써 유해성분을 걸러내는 능력이 가장 탁월한 대나무 활성숯 필터를 세계 최초로 사용하여 담배 고유의 맛과 깨끗하고 부드러운 뒷맛을 동시에 구현토록 하고, 담배제품을 싸고 있는 포갑지와 은박지를 황토로 도포함으로써 냄새 제거 및 해독작용과 함께 원적외선 방출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의 최대 트렌드인 웰빙 욕구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허위?과대 광고함으로써 소비자인 국민을 기만하고, 돈벌이에 급급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애연가들의 손해배상 청구 등 후유증 예상돼
KT&G, 공정위 고발 의례적 행정조치로 무시해

결론적으로 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사법부의 심판을 기다리는 동안 결국 담배 소비자들만 우롱당한 꼴이 되고 만다. 공정거래위원회 결과와 대전고법의 판결 등에 따라 애연가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잇따르는 등 그 후유증이 예상된다며, KT&G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하자, KT&G는 “당사는 기본적으로 본 사안과 관련하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어 재판의 직접 당사자로서 정식 재판절차가 아닌 언론을 통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KT&G의 입장을 전해왔다.

KT&G는 서면 답변을 통해 “공정위는 동 사안(KT&G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관한 건)에 대해 이미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지만, 대전고법의 공소제기 결정(’09.2.13)에 따라 행정기관으로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의례적 행정조치로서 위 표시광고법 위반의 점에 대해 당사를 절차상 고발조치(’09.2.27)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금지)를 위반한 KT&G를 고발한 공정위의 조치를 ‘의례적 행정조치’ 운운하면서 사안을 무시하는 인상을 충분히 갖게 한다.


또한, 소비자인 국민을 기만하고, 돈벌이에 급급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갖게 한 데 대해 대국민적인 사과 등 후속조치가 없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사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KT&G는 “제1심 법원인 대전지방법원에서 정식 형사사건화 되어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며, “KT&G의 담배사업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해 사법부의 어떠한 판단도 이루어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어떠한 법적 조치도 검토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KT&G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도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KT&G는 그 결과를 순순히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KT&G는 ‘검찰의 KT&G에 대한 공소 제기 및 정식형사사건화 자체만으로 KT&G에게 유죄가 곧 바로 확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두고 ’금연협의회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든지 ”공정거래위원회와 사법부의 심판을 하는 2년 동안 결국 담배소비자만 우롱당한 것이다“라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대전고법에서 주)다민L&T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KT&G를 담배사업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해서는 공소제기 결정을 내린 것은 이미 KT&G가 범법사실을 자행했다는 것을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에쎄 순(純)’에 관해 허위 과장 광고 혐의로 KT&G 법인과 브랜드실 부장을 담배사업법 위반 및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실은 또한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KT&G는 ‘의례적 행정조치로 ‘절차상 고발조치한 것’ ‘정식형사사건화 자체만으로 유죄가 곧 바로 확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다’ 등 법리논쟁을 하기 전에, 적어도 문제가 된 표현에 대한 후속조치로 KT&G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법정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에쎄’와 KT&G가 생산하는 담배의 백판지에 ‘대나무 활성숯 필터’ 표시를 삭제해 그 후유증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그것이 허위?과장 광고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직결되는 담배사업을 하는 KT&G가 그들의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인 국민을 오도하고 기만한 결과의 후유증이 어떤 지를 생각하지 않는 한 ‘바른 기업’은 구두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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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위해 대변하고 항변할 사람이 없다

아프리카의 적도 부근에 사는 피그미족들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질병과 죽음을 표현한다. 열이 있음. 열이 아주 많음. 죽음. 완전히 죽음. 영원히 죽음 등의 단계이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 또한 마찬가지다. 우선 노무현과 밀접한 관련 있는 후원자인 박연차, 강금원씨의 불법과 비리를 시작으로 그의 형인 노건평씨, 정상문씨, 조카 사위인 연모씨, 그리고 노무현의 아들, 마지막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직결된다.

불법과 비리의 실체도 밝혀지기 전에 한 정치인이, 그것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의 실황중계와 언론과 여론의 도마 위에서 몰락했다. 노무현의 범법사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다. 그런데 재판도 하기 전에 검찰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믿고, 진실을 파헤쳐보기도 전에 단안을 내리고 한쪽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의 입장을 대변하고 항변해줄 사람은 없다. 노무현을 위한 변명은 없는가? 왜 최소한의 방어권도 주지 않는가? 그것은 부정과 불법 등 비리를 방어하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흘러가는 일련의 사건들 중에 절차상 잘못되었거나, 잘못 흘러가는 것이 있다면 시시비비를 지적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과 이성보다, 감정과 정서가 우선시되고, 여론재판으로, 노무현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도덕적 명분’을 상실한 상태에서 법리논쟁과 자기방어는 아무런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성이 지배하고, 법과 원칙이 살아숨쉬는 나라가 발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합리성이 나라를 지배할 때, 이성이 살아숨쉴 때 나라가 발전한다. 5년의 과거를 한 순간에 다 묻어버리겠다는 말인지 묻고싶다.

노무현을 대변할 사람은 없는가. 그는 한때, 5년간 이 나라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이다. 노빠는 어디에 갔는가? 왜 그들이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좋아했으며, 어느 부분 때문에 그 사람에 매료되었으며, 노무현의 공(功)은 무엇이며, 노무현의 허물은, 잘못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때 우리의 역사는 발전한다.

숨는다고, 지난 과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를 제시할 때 불행한 역사의 점철은 밟지 않게되는 것이다. 권력의 향수는 누리고, ‘역사의 패자’의 허물은 가지지 않는 세력이 많을 때, 우리의 역사는 더 불행해진다.

노무현은 자기를 지켜줄 정당도 지역도 지지기반도 없다


우리에게는 전직 대통령이 없다.
 
수인(囚人)만 있다. 역사적으로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이 영어의 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데, 어떻게 존경의 문화가 만들어지겠는가. 국가의 어른이어야 할 전직 대통령이 개인적인 불법과 비리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데, 어떻게 평화로운 정권교체와 깨끗한 정치문화가 만들어지겠는 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은 대통령의 직분과 관련된 일로 영어(囹圄)의 신세를 면했지만,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되는 비극도 있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두 전직 대통령이 국민적 존경을 받고 있는가. 한 사람은 본인의 통치기간동안 일어난 경제위기로 인해 실패한 대통령으로, 다른 한 사람은 영호남의 지역간 갈등, 남남갈등과 이념대립으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받은 노벨평화상조차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이 전직 대통령으로 구속자의 신세가 되지 않은 것은 어디에 있는가? 지역정당. 명사정당(名士政黨)의 정치문화 속에 지지기반이 있는 사람이다. 보호해줄 세력이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은 자기를 지켜줄 정당도, 지역도, 지지기반과 지지세력이 없는 사람이란 차이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나다.

왜 우리 스스로 전통을 만들지 못하는 가? 왜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할 줄 모르는가? 조그마한 허물이 있어도 덮어주고,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 하는 점이다. 범법과 부정은 지탄의 대상이요, 또한 처벌을 받아야 할 사항은 분명 맞다. 그러나 그 후유증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을 가질 수 없는 역사를 간직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종교인과 가까운 청렴과 도덕을 갖춘 대통령을 선택한다면, 가능할 수 있지만 현실은 쉬운 일이다. 모든 것이 정치라는 틀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크론버그(David Cronberg)의 말을 음미해보자.
"당신이 지금 분뇨통에 빠져 있다면, 당신이 볼 수 있는 것은 분뇨뿐이다. 그러나 어찌하다가 그 위에 떠오른다면, 이제는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다른 것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노무현은 깨끗한 선거문화, 권위주의 타파, 지역주의 극복 노력, 퇴임후 탈서울(지방행)과 비정치적인 행보 등 많은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미완성에 거쳤으며, 도덕성 상실과 스스로의 지지기반 붕괴로 최소한의 사실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은 “노력해서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노무현이 시도한 정치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치실험은 분명 실패한다는 사실이다.

허망한 전직 대통령 노무현을 두 눈으로 목도하면서 ‘돈’으로 부터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또한 ‘권력은 유한(有限)하고 명예는 무한(無限)하다’는 사실과 다변(多辯)은 말로써 망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중세 유럽에는 예수님의 성배(聖杯)를 찾아 그 성배로 물을 마시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수많은 리더들이 영원하지는 않더라도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간절히 찾아 헤맨다. 리더들은 “어느 잔으로 물을 받아 마셔야 부작용이 없이 험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균형과 조화속에 만족보다는 불만을 줄이라는 말을 할 수 있다.

노무현은 태생적으로 생명력을 갖지 못한 리더
 
노무현 이라는 전직 대통령이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이해관계자(국민)들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만족 보다는 비판세력을 줄이는 길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국민적 지지도가 낮은 노무현으로써는 이미 태생적으로 생명력을 가지지 못한 리더중에 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얇게 썰어도, 소시지는 소시지인 것이다.”(알프레드 스미스. Alfred E. Smith). 우리는 노무현의 정치적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그의 이상주의에 더 몰입되어 있었는 줄 모른다. 지역정당인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 당내 조차 기반이 없는 대통령, 이러한 지지기반에서 출발한 리더십, 무엇보다 비젼만 가지고는 그 능력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각인된 노무현의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도 노무현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다양한 정치실험을 시도하려고 했다.

한번 만들어진 인지 지도를 고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믿어주세요. 이 뱀은 당신을 물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간다해도 한번 비틀어진 시각은 여간해서 바로잡기가 힘들다. 어떤 문화안에 왜곡된 것이 자리를 잡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잘못된 인지 지도를 바꾸는 것은 말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노무현은 행동보다 말로써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다. 행동으로, 실천으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기보다 말로써 상대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는 말로써 국민을 설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노무현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이해관계자(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지지기반이 없었다.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전직 대통령이 겪는 한계도 그에게 남아 있다.

우리는 노무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 그 무엇보다도 그에게는 '깨끗함'과 '도덕성'을 가장 많이 기대했다. 또 그것이 그 스스로도 다른 사람과 자신을 가장 차별화짓는 기준이기도 했다. 우리는 지난 십수 년 동안 전직 대통령들이 사회로부터의 존경이 아닌 냉소적인 시선 속에 감옥으로 향하는 것을 보아왔기에 노무현만은 그렇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노무현에게 묻고 싶다. 왜 전직 대통령이 돈이 필요한가? 권력과 명예, 그것도 시정잡배처럼 돈을 모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가 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또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신경쓰고 다루어야 할 것은 바로 미래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미래만 중요한가. 아니다. 잘못된 과거라도 우리는 과거를 무시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잘못된 과거의 반성을 통해서, 새로 태어날 수 있을 때 그 과거의 의미는 중요하다.

그러나 노무현과 그 주변 사람들의 면면의 행동을 보면서, 왜 우리는 아직도 잘못된 과거를 이어가고 있는 가 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변화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변화, 우리 스스로의 변화 속에서 출발할 때 그 변화와 혁신의 의미와 강도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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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서울 중구에 전략공천됐다.

이유는 민주당 바람을 차단하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종로에 손학규 대표를, 동작에 정동영 전 의장을 전략공천했기 때문에 나 의원이 중구에 나서서 이들의 바람을 차단하라는 게 전략공천의 이유다.

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손 대표의 종로 바람을 차단하고 종로 중구를 반드시 지켜내라는 한나라당의 필승 의지를 역동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나 의원의 중구 공천은 민주당의 바람을 차단하고 수도권에서 승리하겠다는 한나라당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나 의원의 전략공천에 많은 문제점이 내포돼 있다.

당초 나 의원은 서울 송파병에 공천신청을 했다. 송파병 지역은 이원창 당협위원장과 비례대표인 이계경 의원까지 뛰어들면서 그 동안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세 후보 중 여론조사나 당 기여도, 의정활동 등을 놓고 볼 때 나 의원이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는 나 의원이 상당히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난히 나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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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친 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한 공천심사위원들이 ‘나경원 공천 불가’를 주장하면서 송파병 지역구는 당내 갈등의 화약고가 됐다.

공심위원인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와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이 송파병 공천과 관련해 지난 10일 이의를 제기한 뒤 회의장을 뛰쳐나가 11일에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기에 임해규 의원까지 오전 회의에 잠깐 참석했다가 바로 퇴장했다.

참석하지 않거나 퇴장한 이들 모두는 이재오 의원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퇴장한 이유는 공심위원들이 송파병 지역구에 나 의원을 공천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나 의원의 송파병 공천을 이들이 강력 반대한 것이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나 의원은 “억울하다. 당선가능성이나 당 기여도 어느 면에서 봐도 문제가 없다. 나는 송파병에서 반드시 승부를 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나 의원은 당내에서 ‘강재섭계’로 분류된다. 강 대표 체제와 함께 나 의원은 당 대변인을 맡았고, 당 내에서 ‘강 대표가 나 의원을 끝까지 봐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나 의원의 패배였다. 나 의원은 결국 송파병 지역구를 내줬다.

결국 송파병 공천은 강 대표와 이재오 의원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았고, 그 결과 이 의원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부의 언론들도 그렇게 분석했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계파 간 갈등 이전에 얼마나 원칙 없는 공천심사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공천심사는 그 정한 기준에 의해 공심위에서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친이명박계’는 공심위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보이콧을 하며 당 대표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는 것은 왠지 씁쓸하다.

당 공천만 해도 ‘이건 아니다’싶다. 당연히 경쟁력 있는 후보가 공천을 받아야 맞다. 하지만 이들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낙천시키고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지역구로 내보낸 후 “당신은 인기가 좋으니 당선될 거야, 떨어지면 말고~”라는 식으로 공천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해 “이런 엉망인 공천은 처음본다. 총선 이후에도 당 화합을 이루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청원 상임고문도 “지금의 공천심사는 권위주의 시절에도 없던 폭거”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들의 주장을 ‘생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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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결단’이 임박했다. 결단은 ‘박 전 대표가 과연 한나라당을 뛰쳐 나올까다.’

지난 13일 한나라당이 친이-친박계 최대 격전지역으로 관심이 쏠린 영남권 공천심사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김무성, 김재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탈락하면서 그가 ´탈당하느냐´, ´남느냐´를 놓고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정치인들의 대거 탈당 움직임이 보인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 및 무소속 연대를 통한 총선 출마 등 의견을 밝히고 있다.

‘친박계’를 이끌었던 김무성 최고위원이 14일 탈당과 더불어 총선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곧 친박계 의원들의 대거 탈당과 더불어 박 전 대표도 당을 뛰쳐나올 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여의도 정가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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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쉽게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시간이 없다는 것. 총선이 4월 9일이다. 총선까지는 불과 20여일 밖에 남겨놓고 있지 않다. 당을 뛰쳐나가 새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새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박 전 대표나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과 관련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당보다는 훗날을 기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한나라당은 10년만에 집권여당의 자리에 올랐다. 집권여당의 향유도 누려보지 못하고 가시밭 같은 야당으로 다시 뛰어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친박계로 알려진 한나라당 내 한 중진 의원은 "정권창출을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동지들이 밀실에서 작성된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리스트에 의해 시나리오대로 암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창출을 위해 헌신했고 실상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 여당의 지위에 오른 만큼 그에 따른 이익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공천을 받은 친박계 의원들 때문이라도 박 전 대표의 탈당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이규택,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현재 공천이 확정된 ‘친박계’ 의원들을 두고 박 전 대표가 탈당카드를 빼들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총선 이후 재기의 시점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시 당 장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석호 정치전략 연구소장은 "여차하면 박 전 대표가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나 예측은 잘못 짚은 것이다. 결국 문제는 총선 이후가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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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9총선에 지난 17대 대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았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후보가 서울 동작을과 충남 예산 홍성 지역구에 각각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대선의 기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로써는 정동영씨와 이회창 총재의 18대 총선 출마를 반기지 않는다. 그것은 두 사람의 총선 출마의 명분과 정당성이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정동영씨와 이회창 총재의 출마를 보는 국민적 시각은 각자가 소속한 정당의 반응과 달리 냉담하다.

한 때 대통령으로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던 사람들이, 정치 재기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정략적인 발상 아래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그들은 소속 정당의 지지도 하락과 입지의 어려움을 교묘히 이용해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겉으로는 견제야당 운운하면서, 실지로는 당의 득표에 도움이 되겠다는 얄팍한 정치적 소이(小利)를 내세워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정동영씨는 3월 12일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 불면의 휴식을 끝내고 어려움에 처한 당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동작을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당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내일 당장 선거하면 어렵겠지만 이제 4주가 남은 만큼 민심을 향해 파고들면 '견제 야당'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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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는 정동영씨에 앞서 지난 3월 4일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이어 열린 고위 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총선에 모두 전력투구해야 한다. 고위당직자 및 당원들도 몸을 던지는 형태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당내에서 충남 예산에서 출마하는 것이 당의 총선전략상 중요하다고 하여 그 의견에 따르고자 한다.”며 충남 예산?홍성 출마 의지를 밝혔다.

우리 정치권을 보면 지난 대선 이후 정치적 실패에 따른 책임론 제기 당시, 목소리를 낮추었던 그때의 모습은 지금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정동영씨와 이회창 총재는 지난 대선 실패 후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총선 불출마를 밝혔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정동영씨는 지난 대선 실패 이후 신당 최고위원-상임고문단과 나눈 오찬에서 “대선 패배는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당분간 백의종군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회창 총재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는 지난 12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당시 이 총재의 한 측근도 “본인이 일선에 나온다는 차원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정당 창당을 통해 참다운 보수의 미덕을 지키자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의 상징으로 남아 있어야지, 정치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세 번 출마해 눈물을 머금은 분을 또 다시 지역구로 내모는 것은 잔인한 일이자 그의 진정성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동영씨는 대선 패배와 함께 일단 여의도를 떠났지만 총선 도전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측근 인사의 출판기념회 참석차 `여의도 외출'에 나선 자리에서 "묵언수행 중"이라면서도 "언제까지고 이럴 수 있겠느냐"고 말해 총선 출마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서울 지역 출마와 비례대표설이 나오고, 심지어 예상 지역구로는 종로, 강남 등 상징적 지역과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일전'을 공개 제안한 거주지 서대문을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18대 총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구로을 출마설이 나돌았다.

정동영씨로서는 종로나 서대문 지역에 출마한다면 당선보다는 낙선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총선 낙선을 각오하고 종로나 서대문 지역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점에 대해 정동영씨를 잘 아는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그것은 그가 그동안 지금까지 정치행보에서 무난한 길을 택해왔기 때문이었다. 실지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이 예상한 것처럼 그는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호남 인구가 많은 안정적인 지역구인 동작을을 선택했다.

이회창 총재 또한 “고향 예산에서 출마를 하는 것은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가치추구, 신보수정당을 제대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내 자신의 일익을 담당하려는 것”이라며 “총선출마가 많이 부담이 되지만 당의 창당이념이나 신보수운동의 확산을 위해서 전국을 다니며 국민들께 이해시킬 책임이 있고, 과중한 일이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더 이상 국민들이 이 총재의 말에 관심과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정치발언의 번복과 식언에 따른 실망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당인 충청 정당 복원을 통해 정치적 수명을 연장하려고 있는 데 대해 더더욱 분노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동영씨와 이회창 총재의 출마를 달갑게 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네가티브 공방의 주역으로 정책선거를 실종케 한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들이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설 경우, 이번 18대 총선 또한 정책 선거는 요원하다. 각 정당의 폭로와 비방이 중심이 된 네가티브선거와 더불어,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두 당의 후보 선전을 위해 바람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바람선거의 열풍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금은 70년대의 독재와 반독재,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구도 양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바람선거를 우려하는 것은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등 경제 환경의 악화 속에서 또다시 정치가 우리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는 정동영씨와 이회창 총재의 총선 출마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의 총선 출마가 책임정치를 실종되게 만든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민주정치는 책임정치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야권 대선주자들을 보면서 선거 참패의 책임자는 사라졌다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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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은 지난 대선에서 ‘정계은퇴 번복’과 ‘경선불복’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대선에 출마했다. 비록 패배는 했지만 15%의 마지노선을 획득해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기웃거리는 정치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미 조순형 의원을 비롯해 구여권 충청권 의원들이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대거 자유선진당에 입당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다면 자유선진당은 이 같은 동력을 바탕으로 4월 총선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충청권을 바탕으로 대약진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정치적 행보를 문제 삼아 힘들 것이란 얘기도 돌고 있다.

이 총재가 안고 가야할 뚜렷한 한계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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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쪽 이미지에 대한 배신

이 총재가 정치를 하면서 쌓아왔던 ‘대쪽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1천만표씩을 획득하며 우리 국민에게 원칙과 약속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로 각인됐다.

그러나 이 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정계은퇴라는 약속을 깨고 권력욕에 사로잡혀 출마를 강행했다는 비난을 피할 길 없다. 어쩌면 이 총재는 ‘권력주변을 맴도는 한낱 정치꾼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수 없는 위치에 처했다.

이인제의 경선불복과 탈당을 비난했던 이 총재가 이제 국민에게 이에 대해 뭐라고 해명할 지 궁금하다.

또한 국민이 백보 양보해 이 총재의 정계은퇴 번복을 인정한다 해도, 한나라당 당원이었던 이 전 총재는 공정하게 경선과정을 통해 이명박 박근혜 후보와 함께 당당히 경선을 치렀어야 옳지 않을까.

이 총재는 한나라당 경선 기간 중 불출마를 다짐하다가 경선을 거쳐 이명박 후보가 결정되자, ‘낙마’ 운운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기회주의자로 비춰질 수 있다. 때문에 더 이상의 대쪽 이미지를 찾기 힘들게 됐다.

2.‘이회창은 부패의 원조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으로 인해 ‘차떼기 정당’이란 멍울을 썼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가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이래 차떼기 이미지는 이제 이회창 총재와 자유선진당이 떠안아야 할 숙제가 됐다.

청산돼야 할 차떼기의 주역인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표를 얻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총재의 대선출마에 이은 총선출마로 개혁세력은 보수 전체를 싸잡아 부패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게 됐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패할 경우 이 총재는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전했다.

3.구태정치의 표면이자 경쟁력 없는 정치인이다

대쪽 이미지로 원칙과 소신을 강조했지만, 이 총재는 결국 구태정치를 그대로 보여준 장본인이란 소리를 듣게 됐다는 것.

이 총재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패했지만,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대선에 나와 실패함으로써 구태정치인이 돼 버렸다.

이와 더불어 권위주의, 정경유착, 제왕적 총재, 색깔논쟁 등 이 총재는 20세기 낡은 정치인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때문에 이런 모습을 가진 이 총재가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4.국민을 한풀이 도구로 이용했다?

이 총재는 ‘국민을 자신의 한풀이 도구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두 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한나라당의 원로로서 자신이 속한 당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 후보를 도와 정권교체에 앞장서는 마땅했다. 하지만 그는 명분 없는 출마를 강행했다.

물론 이 총재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두 번이나 석패하고, 온갖 음해와 루머로 정치공작의 희생양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이 이회창의 한풀이 굿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다.

사실 이 전 총재의 가장 큰 패배 원인은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 자신의 한계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함으로서 다시한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때문에 그가 무슨 명목으로 이번 총선에 나올지 궁금하지만, 어떤 명목을 앞세운다 하더라도 개인적 회한과 한을 풀기 위해 나온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할 위치에 놓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민주적 절차인 경선불복을 감행, 대선에 출마한 것도 자신의 ‘한풀이’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과 박근혜 후보는 민주적인 경선을 통해 패자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으나, 이 전 총재는 자신이 이러한 민주적 후보 결정을 사실상의 경선불복으로 무력화 시키려 한 주범이란 소리를 들을 위치에 놓였다.

5.이회창은 ‘충청’사람이 아니다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은 충청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정작 이 총재는 ‘충청인’이 아니다. 때문에 선거에 돌입하면 충청표를 얻는데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익히 아는 바와는 다르게 충남 예산이 고향이 아니다. 그는 호적상 황해도 서흥이 고향이며 예산은 단지 그 조상의 선영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 총재의 고향이 예산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역풍이 불 경우 충청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총재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이 총재는 충청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총재의 고향은 황해도다. 3김 모두는 자신의 고향을 근거지로 한 지역정치를 펼쳤다. 하지만 이 총재가 지역정서에 기대려면 이북 민심을 잡는 게 옳다. 이 총재가 충청이 고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지역정서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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